| 내 용 : |
가슴과 입
立敎 154(1991)年 1月 호
MBC TV의 '몽실 언니'는 그 소재가 근래에 보기드문 작품이라 생각된다.
개가한 몽실 엄마는 3대 독자 영덕이를 낳았으나 시어머니의 학대와 데리고온 아이의 행방이 묘연한데 충격을 받아 정신 이상을 일으킨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새 여자를 들여 놓고 몽실엄마를 아래채로 쫓아 낸다. 새로 들어온 여자는 짐짓 인정이 있는체 하며, 사탕같은 달콤한 말로써 남편과 시어머니로부터 신임을 얻게 된다.
그런데 새 여자는 이 집에 들어올 때부터 목적을 갖고 있었다. 즉, 자신이 말하듯 성님(몽실엄마)의 병 수발과 시어머니와 남편의 수고를 덜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집의 재산을 챙겨갈 목적에서 였다. 그래서 입으로 온갖 진실을 보이는 척 하며, 목적 달성을 위해 절대적 신임을 굳혔던 것이다.
드디어 기회가 오자 새 여자는 집문서 땅문서를 몽땅 챙겨 줄행랑을 쳐 버렸다. 시어머니는 그녀에게 사기를 당한 충격에 쓰러지고, 정신이상이던 몽실엄마는 오히려 정신이 돌아와 시어머니를 간호한다. 옛말에 입에 쓴 것이 약이 된다듯이 충신은 곧잘 직언을 한다. 그러나 간신들의 꾐에 빠진 임금은 충신을 역적으로 몰아 붙이기 일쑤이다. 이것은 그 때는 판별할 수 없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 거짓과 진실은 극명하게 드러나게 마련이다. 아무리 현재를 거짓으로 잘 포장한 대도 영원한 진실은 될 수 없는 것이다. 간신의 말로가 한결같이 비참한 현실도 바로 이런 까닭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가슴과 입이 맞지 않는 자를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가슴과 입, 즉 목적과 행위가 맞지 않는 자는 상대를 현혹시켜 신임을 얻은 뒤, 나중엔 그것을 발판으로 하여 상대를 제물로 삼기 때문이다. 또한 가슴과 입이 맞지 않는 것은 일종의 범죄행위로서 사기꾼과 진배 없는 것이다.
사기꾼의 말은 그야말로 달콤하고 얼핏 듣고 보면 모든게 진실 같다. 그러기에 사기를 당하는 사람조차 그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다. 사기꾼은 99%를 진실로 위장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1%의 목적이 보통 사람과는 천양지차로 다르다. 보통 사람은 50%의 진실도 없을 수도 있으나 그것은 사욕이 없는 순수한 진실인 반면 사기꾼은 작심한 바가 있기에 전부를 진실처럼 소화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순직하게 이 길을 간다고 하고들 있지만, 정말 진실로 마음이 열린 상태인지, 아니면 납득이 되지 않으면서도 순직한 것처럼 위장하는 것인지, 우리 모두 가슴의 생각을 입으로 표현해 볼 일이다. 말은 번지르하게 초대를 위해 길을 위해 혼신을 다했다고 토하고 있어도 가슴에는 통째로 굴러온 넝쿨의 번지를 바꾸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자가 길 속에 있다면, 이는 하늘을 속이는 사기꾼의 소행으로 그 말로가 뻔하지 않겠는가.
'몽실언니' 속의 그 새 여자처럼, 위장된 진실에 현혹되어서는 올바른 길을 펼 수 없다. 오직 소박하고 진실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온갖 것을 바친 몽실엄마의 민초와 같은 삶 속에 진실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알 날도 머지 않아 도래할 것 같다.
무엇에든지 가슴과 입이 틀리면
신의 마음에 이것 맞지 않아 12-133
진실이 신의 마음에 맞지 않으면
아무리 마음 기울여 애쓴다 해도 12-134
立敎 154(1991)年 1月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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