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의 무더위를 피하고 수확의 풍요로움을 앞둔 좋은
철에 출직하신 아버지 영전에 불효자 영준이 삼가 고 하
나이다.
여기 평소 사랑하던 유가족들과 일가 친지들이
배복한 가운데 발장고별의 자리를 맞아 평소 다하지 못
했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한잔 술을 올리오니
흔감하게 응감하소서!
오늘의 자리는 자식으로써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天
理敎 용재로서의 입장을 담아 올리오니 마지막 가는 길
에 잠시 들어주소서!
벌써 유명을 달리하여 영이라 불러야할 이 자리를 당하
고 보니 인생의 허무함에 가슴이 메이옵니다
인생의 삶은 백년도 짧다하거늘 건강하게 백수를 누리지
못하시고 사랑하는 유가족과 친지 그리고 생전에 정을
나누었던 분들과 이별의 말한마디 나누지 못하고 헤어지
게 되었으니 이 섭섭함 오죽하오리까
오면가고 가면 오는 것이 천리라고는 하나 생전에 품었
던 뜻을 펴보시지도 못하고 사랑하는 자식들과 손자 손
녀들을 두고 떠나시니 미련인들 오죽하리오
다행히 참으로 다행한건 아버지께서는 어버이신 천리왕
님의 품속에 인도되시어 이 세상이 창조된 진실을 들으
시고 태초창조섭리를 재현하는 만가지 구제의 진실인 근
행과 수훈을 체감하신 복된 혼이지 않습니까 이 모두가
전생의 인연이요 조상님의 은덕이라 이는 후손의 거름이
요 내생의 양식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조석근행에 참배하시려 계단을 오르
시고 변소길을 다니시던 아버지께서 떠나신다는 말한마
디 없이 출직하셨으니 생전의 불효가 가슴을 적시옵니
다
아버지! 이 불효자를 용서해 주십시오
아버지가 병환에 계셔도 곁에서 밤을 세워보지도 못했습
니다
밥한술 제 손으로 떠 드리지도 못했습니다
이부자리 한번 제대로 펴 드리지 못했습니다
등에 업고 구경한번 제대로 시켜 드리지도 못했습니다
저희를 낳고 키워주신 은혜가 하늘같은데도 저희들 입장
에만 사로잡혀 제대로 돌보지 못한 죄가 가슴을 치고 있
습니다
어서 돌아가시기를 바랬으니 불효가 막심했습니다
건강하게 백수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면 편안히 돌아가시
기를 기원했습니다 하루라도 더 오래 저희들 곁에 계시
기를 소원해도 시원찮을 일일진데 너무나 큰 불효를 저
지르고도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아버지! 저희의 불효를 용서해 주십시오
용서가 될 수 있겠습니까
혹여나 가슴에 찌고 돌아가시지는 않았습니까
언제인가 말씀하셨지요 젊었다면 부산 진해 새 항만청을
위해 큰 일을 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말씀하시며 아무것
도 못하고 떠나심을 아쉬워 했었지 않습니까 새옷입고
다시 오실적에는 아버지의 소원 죄다 이룰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부디 소원이루시리기를 바라며 천리
교의 용재로서 잠시 당부드리겠으니 깊이 새겨들어주소
서!
아버지!
지금 슬픔에 빠진 저희들의 호곡소리에 마음을 빼앗기지
마시고 선택된 용재로부터 태초의 리법을 다시한번 들어
심혼에 새기소서
이 세상에서 선악간 받은 바 그것이 전생에 지은 바 그
것이며 이 세상에서 지은바 그것이 다음 세상에서 또 받
게 될 그것이니 태초의 뜻은, 몸은 마음의 자유에 따라
빌려받아 빌려쓰고 있는 것이어늘 마음씨앗뿌린대로 다
시 또 운명으로 거두어 들일 것이어라
최후일념은 최초생이라 비록 이생에서 선악을 구별치 못
하고 인연에 따라 살아왔으나 빌린 옷 벗어드릴 때의 참
회에 따라 어버이의 은혜 있으리니 육신을 벗어 돌려드
리려 이별을 고하는 이 자리에서 생전의 원한이나 미련
이 있으시면 일소하소서!
아버지!
생사의 이치는 성현일체 세상사람이 다 같은 것이나 영
혼의 가는 길을 모르고 영혼에 한점 티끌이 묻었음을 깨
닫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으로 영혼불멸이라 다시 태어옴
을 거듭할 것인즉 환생과 진화를 주재하시는 오직 한 분
의 창조주 어버이신님을 의탁함을 잊어서는 안되리오
청수와 신님과는 같은 이치이니 월일의 근본 창조의 理
를 들으시고 차물의 理를 깨달아 인연의 理로 다시 오실
수 있도록 어버이신 天理王命의 신명을 부르소서!
아버지!
헌옷을 벗어 돌려드리는 엄숙한 장례의 예를 위해 머무
시던 이곳 병원을 떠나 헌옷을 벗어 어버이의 품에 돌려
드리려 발장고별의 예를 고하오니 모든 시름 잊으시고
미련이나 원한은 깨끗이 씻어 버리소서 육신은 태워 천
자봉 납골당에 안치시키고 영혼 위패는 상급인 동광교회
와 저희 동천포교소 조령전에 안좌시켜 천년만년 모셔질
예정이오니 동안이나마 명복하시다 돌아오소서!
부디 죽어도 죽지 않는 영혼의 본질을 깨달으시어 영원
한 생명이 살아 숨쉬는 영생의 세계가 이 세상에 영속되
는 것이 창조목적임을 혹망중에라도 잊지 마시고 명복하
시다 행복한 운명으로 진급되시어 환생의 옷을 입으시기
를 영혼의 어머니이신 오야사마의 이름을 빌려 축원드리
는 바이오니 부디 안녕히 잘 다녀오소서!
나무 天理王命이시여!
立敎 167(2004)年 9月
天理敎 東天布敎所長 아들 박영준 拜 代讀 許尙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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