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영교회 제 2대 교회장 취임봉고제에
참석하게 되었다.
시원하게 확트인 바다를 전경으로
정기높은 고갈산의 허리를 반석삼아
길게 뻗어갈 초대의 그림자를 영원으로 잇고자...
오륙도 저 멀리 아련히 보이는
대한해협을 건너 지바가 손에 잡힐 듯
넘실대는 푸른 파도와 갈매기....
그리고 밀려오는 갯바람의 시원함이
오랫만에 가슴이 확 트인다.
계속된 궂은 날씨였는데
아직도 잔서가 남아 후덥지근 더울 날씨일텐데도
오늘따라 갯바람이 한결 시원하다.
이취임사에 앞서
우뢰와 같은 박수속에 꽃다발 증정이 이뤄지는 등
바톤이 넘어가는 형식적 절차가 마무리 된 가운데
오늘 새로운 남영의 역사는 씌여진다.
초대가 살아계실 생전에
후계를 물러주는 그 모습이 좋았다.
초대가 용솟음칠 수 있도록 해 드리는 것이
후대의 임무이다.
그것이 2대 10대 100대일지라도
초대의 그 으뜸하루와 초대의 뜻이 지켜져나가지 않는다면
이미 껍데기일 뿐이다.
초대가 확수고대 바라는 悲願을 두고
설사 새로운 비전이 있을지라도
초대의 비원을 덮을 수는 없다는 것이
곧 으뜸하루를 잊으면 앞날이 어두워진다는 가르침이 아닐까.
정녕 초대의 비원으로 교회가 이룩되었다면
길을 두고 뫼로 가며
그 깊은 뜻을 도외시 할 수는 없을지어다.
나도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윗전을 얹어주면 윗전이나 탐낼지 모를
움막거지도 못 면한 주제지만
만대까지 이어질 비원으로
인연납소의 길에 들어섰건만 -
요원한 일일지도 모른다.
혹여 어떤 넘이 나꿔채갈지도 모르는 -
신자도 자식도 형제도 서로 나쿼채려 안달인
험한 터밭이라 두눈 부릎뜨고 넘겨줘야 될낀데...
오늘따라 쫓겨난 그가 생각난다.
초대의 일대기를 엮은 비디오를 보며
주먹을 불끈쥐고 한없이 울어대던 어린 그였는데...
어째도 훌륭한 교회장이 되어
아버지를 욕되게 하지 않으려 숱하게 맹세하던 그였는데...
지금 어느 하늘 아래서 부덕을 탓하며
용서를 구하고 있을 그를 생각하니 가슴이 에린다.
그 초대는 눈을 편히 감으셨을까
그 초대의 위대한 업적은
욕심이라는 공룡에 먹혀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20주기가 돌아오니 그게 걱정이다.
반드시 편히 쉴 수 있도록 비원을 풀어드려야 될낀데...
오늘같이 아무런 에러없이 정석대로
후대를 물러줄 수 있는 그 리가
가장 보람되고 행복한 것 같다.
양심에 물어
초대의 뜻을 세웠느냐?
뉘 물어오면 초대가 용솟음치고 계신다고 생각느냐!
위 화두를 유언으로 삼고 싶은 오늘이었다.
약력을 들어보니
참으로 대단한 여정이었음에
부럽다....
아무나 될 수 없는 그릇임에
동안 수고하셨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오늘
나같은 움막거지한테도
사람들 틈에 낀길 수 있도록
그 귀한 초대장을 보내주신 마음에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면서....
저희 부부 주례를 서 주셨음에도
변변한 인사조차 못드렸었는데...
남영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하혜같은 수호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린다.
立敎 166(2003)年 8月 31日
天馬布敎所長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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